《일본이 다목적 위성을 탑재한 H2A 로켓의 재발사에 성공해 한동안 접었던 우주 개발의 야망을 다시 키우게 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6일 가고시마(鹿兒島) 현 다네가(種子) 섬 우주센터에서 H2A 7호기 로켓이 기상관측 등의 기능을 갖춘 다목적 위성을 싣고 성공리에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2003년 11월 북한의 군사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정보수집위성 2기를 실은 로켓을 발사했다가 로켓추진체 분리 실패로 폭파된 뒤 15개월 만의 일이다. 일본 정부는 유인우주선 발사로 우주 진출 경쟁에서 한발 앞선 중국을 의식해 우주개발 계획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1년 3개월 만의 환호=높이 53m, 직경 4m의 H2A 로켓은 이날 오후 6시 25분 발사됐으며 약 40분 뒤 다목적 위성 MTSAT 신1호를 분리해 궤도에 진입시켰다. 발사가 성공하자 우주센터 기술진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TV 방송은 현장을 연결해 생방송으로 이 소식을 알렸다. 기술진은 이번 발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80억 엔(약 800억 원)을 들여 로켓 본체와 발사대 등 77곳을 고치고 일부 설계도 변경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중국과의 우주개발 경쟁에서 영원히 뒤처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많이 작용했다. 핵심 인력이 이번 로켓 발사에 투입돼 천문위성 등 다른 위성 발사는 대부분 연기됐다. MTSAT 신1호 위성은 수명이 다된 기상관측 위성 ‘해바라기 5호’를 대신해 5월부터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의 26개 국가에 기상정보를 제공하며 항공관제 역할도 담당한다. ▽빨라진 일본의 우주개발 행보=일본 정부는 지난해 수립한 ‘우주개발 기본전략’에서 “필요할 때 언제든 독자적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로켓 발사가 성공할지 확신하지 못해 야심적으로 추진해 온 주요 위성의 발사 스케줄을 정할 수 없었다. 아시아권 우주개발의 경쟁자인 중국의 실적이 쌓이면서 이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축적한 유럽연합(EU)이 중국과 우주 관련 제휴를 활발히 한 것도 일본 측을 자극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안에 세계 최대급의 지구관측 위성을 쏘아 올리고 내년에는 일본 최초의 달 탐사위성을 발사할 계획. 올해와 내년에 각각 1기의 정보수집 위성을 쏘아 올리면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포함해 한반도 전역에 대해 24시간 감시체제를 갖추게 된다. 약점은 발사 성공률이 70%대로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뒤떨어진다는 점. JAXA 관계자는 “앞으로 13기의 로켓 발사를 연달아 성공시키면 성공률이 95%로 높아져 선진국 평균 수준이 된다”며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