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O2감축 新기술 개발중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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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교토(京都)의정서의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이산화탄소(CO2)를 분리하는 신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미국이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협약 체결에 앞장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CO2를 줄이는 획기적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막대한 자금 지원=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는 대기 중의 CO2를 고체로 만들어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연구소가 있다. 이곳에선 CO2를 가열해 염화나트륨 및 중탄산나트륨과 결합시켜 탄산마그네슘으로 만드는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고체로 만든 CO2는 땅속 또는 바다 밑에 묻어둔다. 탄산마그네슘을 도로 포장에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에너지부가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소처럼 CO2감축 기술 개발과 관련해 65건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지원 규모는 연 8000만 달러(약 805억 원).

이와 별도로 미 농무부는 CO2 분리기법 개발에 1800만 달러(약 181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 몇몇 과학자들은 CO2를 액체로 만들어 지표 밑 약 800m에 있는 대수층에 저장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이 밖에 미 기업들은 녹화사업을 통해 식물이 CO2를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개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300만 달러(약 30억 원)를 들여 컨소시엄 형태로 ‘파워트리’를 설립해 미국 내 3개 주에서 200만 t의 CO2를 흡수할 녹화사업을 펴기로 했다.

▽걸림돌은?=신기술 개발에 대해 반대론이 적지 않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CO2를 고정시키는 비용이 t당 70달러로 부담이 너무 커 실용화가 어렵다. 자연상태에서 10만 년에 걸쳐 이뤄지는 과정을 1시간 안에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녹화사업 비용도 t당 30∼90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CO2 감축은 t당 10달러 이하가 돼야 경제성이 있다. 또 CO2를 고체 또는 액체로 만든다 해도 저장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저비용의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서 CO2를 줄이는 새로운 국제협약 체결을 주도해 한국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다량 배출 국가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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