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시에 화해손짓…反美선봉 佛-獨총리 동맹강조

  • 입력 2005년 1월 21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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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를 맞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유럽이 연일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특히 프랑스, 독일 등 이라크 전쟁을 놓고 미국에 가장 심하게 반대했던 나라들이 화해 무드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20일 “미국과 유럽은 세계가 직면한 큰 도전에 맞서기 위해 함께 손잡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미셸 바르니에 외무장관도 지난 주말 다자주의에 입각한 미국-유럽 간 관계 회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유럽은 손상된 대서양 양안 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희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란 핵문제, 대(對) 중국 무기 금수 해제 문제 등 견해를 달리하는 쟁점들이 있어 낙관은 이르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화해 분위기 고조=유럽연합(EU)은 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의 첫 해외 순방지로 유럽을 선택한 것에 고무돼 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 달 벨기에의 EU 본부와 독일을 방문할 계획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워싱턴과 베를린 사이에 조화로운 관계가 재형성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앞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신년 의회 연설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화답하듯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내정자는 인준 청문회에서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EU에서는 “부시 대통령은 이제 재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고 역사에 어떻게 남을 것인지를 의식해야 하므로 유연한 외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란, 중국이 새로운 쟁점=그러나 걸림돌이 많아 당장 순풍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문제는 이란과 중국이다. 이란 핵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무력 사용도 불사한다”고 밝혔다. 반면 EU는 외교적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려는 EU의 행보에 대해서도 미국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해선 EU 회원국 간에 이견이 없다. 따라서 유럽이 일사불란한 태도로 미국과 맞설 가능성이 높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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