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4분의 1이 영어 구사못한다

  • 입력 2005년 1월 20일 15시 11분


저학력 이민자들이 계속 늘어나 미국 뉴욕 성인 주민 가운데 4분의 1 이상인 150만명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가 발표한 인구 및 이민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절반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가정에서 살고 있으며 4분의 1 가량은 어린이들만 영어를 제대로 할 주 아는 가정에 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뉴욕시청 조지프 샐보 인구과장은 "남유럽과 동유럽에서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된 20세기 초에도 뉴욕은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언어가 사용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어를 못하는 뉴요커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로는 스페인어가 51%로 가장 많았고 중국어(13%)와 러시아어(8%), 프랑스어(4%), 한국어(3%), 이탈리아어(3%), 폴란드어(2%)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175∼200가지 언어를 쓰는 사람의 비중이 16%였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뉴욕시 전체 인구의 고졸 이하 학력자 비중이 27% 불과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았다. 이들중 상당수는 모국어로도 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거의 전부가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6%는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태생으로 집계됐다.

2000년의 경우 12만1000명의 뉴욕 신생아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중국 등 3대 이민국 출신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2만1030명으로 17%를 차지하는데 이들 가정의 70∼75%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어 자녀의 영어교육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이민자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시설이 곳곳에 마련돼있지만 이민자들이 적당한 시설을 찾아가기가 힘들고 신규 이민자 상당수가 불법체류자여서 이들의 영어교육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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