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납치 1순위는 여자와 기자"

  • 입력 2005년 1월 10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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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무장 저항 단체들이 노리는 납치 대상은 민간인, 그중 여자와 기자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지난 해 김선일씨 피살 직후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는 "여자와 기자만큼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대상"이 없다면서 "무장저항 단체들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상당기간 동안 잠복하면서 지켜본 뒤 납치하기 때문에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0일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뉴스위크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중동지역담당으로 오랜 기간 바그다드 취재를 해온 크리스토퍼 디키 기자는 7일 그의 인터넷 칼럼을 통해 "총선(30일) 취재를 위해 이라크로 전 세계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상당수는 이 곳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담보로 이 곳에서 취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적어도 사전에 숙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자들이 현지 대사관이나 미군 등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지대인 그린 존 역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미군들 역시 자신들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기지 내에서도 밖으로 나갈 땐 보호 장비와 무장을 하고 돌아다녀야 한다. 또 미국 대사관 직원들조차 바그다드 국제 공항에서 시내까지 거리가 수 킬로에 불과하지만 납치 살인의 위험 때문에 헬리콥터로 이동할 정도라는 것.

기자들의 경우 신분을 숨기는 등 신변안전을 위해 비밀리에 취재한다고 해도 현지인과 인터뷰 하는 순간 즉각 위험에 노출된다.

5일 바그다드에서 이라크인 통역인 세인 하눈 알사디와 함께 실종된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 플로랑스 오브나스 특파원도 현지인과의 인터뷰를 위해 숙소에서 나간 뒤 9일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이날 알 사디의 한 친척은 AP 통신에 두 사람이 바그다드 그린 존 인근에서 강제로 차량에 실리는 걸 봤다는 한 식당 주인의 목격담을 전했다.

이에 앞서 바그다드 북쪽 발라드에서 복면 무장 세력이 취재 기자들에게 "여기자와 동료는 건강히 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주장은 그러나 프랑스나 이라크 정부에 의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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