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가디언 “이라크 여성인권 미국이 침해”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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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최근 ‘이라크 여성 민주화’ 계획을 발표했다.

1000만 달러(약 105억 원)를 들여 내년 1월 30일 총선 전에 이라크 여성을 교육시켜 민주화된 삶을 연습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2일 “미국의 시도는 이라크 여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오히려 미국이 이라크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내용 요약.

이라크 여성의 권리는 중동에서 가장 잘 보장되는 편에 속한다. 1899년 첫 여학교가 설립됐으며 1950년대에는 정부에 여성부가 만들어졌다. 1937년 바그다드에 여성 잡지가 4개나 있을 정도로 여성은 뉴스의 중심이었다.

1920년 영국 집권에 반발해 봉기가 일어났을 때 여성들은 총을 들고 맹렬히 싸웠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시절 상황은 반전됐다. 고위 여성 정치인들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억압에 기가 죽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자연히 여성 인권도 떨어졌다.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하면서 여성 인권은 더 유린당하고 있다. 치안상황이 나빠 이라크 여성들은 길거리를 마음 놓고 걸어 다니지 못한다. 몸값을 노리는 납치 위험도 크다.

미국 주도의 민주화는 핼리버튼과 같은 미국 기업의 배를 불려주고 있지만 정작 이라크 사람들은 70%가 넘는 실업률, 영양실조, 성매매에 시달리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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