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중동방문…“평화협상 재개 부시 대신 나서”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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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사진)가 이번 주 중동을 돌며 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자신이 기획한 ‘런던 평화회의’ 구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사망 이후 외국 지도자로는 처음 중동 순방길에 나서 20일 요르단에 도착했다.

그는 이어 21, 22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을 잇달아 만난 뒤 23일 이집트를 방문한다.

블레어 총리는 4년째 중단된 중동 평화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내년 1월 말∼2월 초 런던에서 미국, 영국과 함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유럽연합(EU), 아랍국 외무장관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를 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런던 평화회의 구상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가 지난달 가진 정상회담에서 새 중동정책을 논의한 뒤 나왔다.

일각에서는 중동평화협상에 개입했다 성공하지 못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부시 대통령이 블레어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중동 평화협상을 추진하려 한다는 분석도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아직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런던회의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문제를 논의하는 데 그쳐야 하며, 그 이상을 논의하는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팔레스타인 측도 “런던회의가 일회성 회의가 돼서는 의미가 없다”며 ‘제도적인 틀’을 요구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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