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사는 일본여성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는…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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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살고 있는 일본인이 이상한 병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3일 프랑스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파리로 온 일본인 가운데 상당수가 문화충격으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베라시옹은 의학계의 보고서를 인용해 “매년 100명 이상의 일본인 이주자들이 이른바 ‘파리 신드롬’에 빠진다”고 전했다.

파리의 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파리 신드롬에 빠진 일본인은 대부분 여성으로 프랑스인에게서 박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자살 충동을 느끼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런 우울증은 파리에 대해 품고 있던 낭만적인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괴리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는 것.

한 전문가는 “일본인을 환상에 빠뜨리는 주범은 (일본의) 잡지들”이라며 “잡지를 본 일본인은 파리 도처에 ‘모델’이 돌아다니며 여성들은 모두 루이뷔통 등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는 일본인은 의사에게 “프랑스인은 나의 프랑스어 실력을 비웃는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 앞에 서면 바보가 된 기분이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고 리베라시옹은 전했다.

하지만 이들 환자는 ‘파리 드림’을 포기하려 하지 않으며 일본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다는 것.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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