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주춤…유엔특사 “치안불안…1월실시 불가능”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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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미군 및 이라크 정부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다시 격렬해지고 희생자가 늘면서 내년 1월 총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3일과 4일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과 이라크 경찰관 및 쿠르드 민병대원 64명이 숨지고 110여 명이 다친 데 이어 5일에도 미군 2명을 포함해 미군과 이라크군 등 27명이 사망했다.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이라크 특사는 4일 “현재와 같은 치안부재 상황에서는 내년 1월 30일 총선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라크 언론들은 총선의 3∼6개월 연기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 이라크 총선 일정을 재확인한 것과는 배치되는 흐름이다.

▽작전은 종료, 테러는 계속=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사령관은 4일 “한 달간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도 불구하고 저항세력의 기세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날 북부도시 모술에선 쿠르드 민병대원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차량폭탄 테러를 당해 1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미국의 팔루자 공세 이후 이라크 저항세력이 모술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미군은 파악하고 있다.

바그다드에선 ‘그린존’ 입구 경찰서를 겨냥한 폭탄테러가 발생해 이라크 경찰관 7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부상했다.

5일엔 바그다드 북쪽 130km 티크리트에서 연합군 주둔지에서 일하는 군무원을 태운 버스 행렬이 무장세력의 총격을 받아 이라크인 17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으며 인근 마을에서도 이라크 보안군 4명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숨졌다.

▽선거는 어떻게?=브라히미 특사는 4일 네덜란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태에서 선거가 실시되면 팔루자, 사마라 등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지역의 수니파 유권자들은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내년 1월 총선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현지 일간 알 사바흐는 “이라크 과도정부는 사담 후세인 시절 집권세력인 수니파 내 온건세력을 선거에 참여시키기 위해 이들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한다”면서 “대화가 시작된다면 선거는 3개월 정도 연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일간 알 푸라트도 “과도정부와 미군이 선거를 3∼6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이라크 정계, 종교계 인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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