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은 ‘하지마 관광’…美자유기고가 외지에 기행문

  • 입력 2004년 12월 2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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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미국 자유기고가 스티브 닙 씨는 2일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기행문을 실었다. 다음은 닙 씨의 기행문 요약.

나는 최근 4년 동안 매번 80달러(약 8만3000원)의 수수료를 들여 북한 관광 비자를 신청했으나 계속 거부당했다. 그러던 중 한국 현대아산의 도움으로 마침내 비자를 얻을 수 있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으로 떠나기에 앞서 금강산 관광은 ‘하지마 관광(Don't Do It! Tours)’이라고 농담 삼아 얘기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카메라 망원렌즈 등을 휴대해서는 안 되는 ‘하지마’로 가득 찬 여행이라는 설명이다.

2년 전에 한 한국 여성이 ‘북한에서는 왜 김정일 국방위원장만 뚱뚱하냐’는 질문을 하다 며칠 동안 억류됐다고도 말했다.

북한으로 향하는 동안 할리우드 서부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황량하고 건조한 산하가 이어졌다. 하지만 100야드(91.44m) 간격으로 붉은 깃발을 들고 서 있는 북한군 모습은 서부영화와 달랐다. 누군가 몰래 사진을 찍으려 하자 깃발이 올라갔고, 그 버스는 제지당했다.

하루는 북한 서커스를 구경했는데 옆에 앉은 러시아 여성이 갑자기 향수에 젖은 듯 보였다. 그녀는 “서커스 음악이 어렸을 때 들었던 러시아 음악이에요”라고 속삭였다.

금강산 관광 기간 나는 필사적으로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고 무던히 애썼으나 철저히 봉쇄됐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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