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난한 내륙省 툭하면 폭동…동부해안이 소득 13배 높아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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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에 대적할 만한 국가라고요? 아직은 아닙니다. 서부 미개발 지역이 얼마나 가난에 찌들어 있는지 상상도 못할 겁니다.” 중국 칭화(淸華)대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쑹자정(宋家正·26)은 ‘중국 부상론’에 대해 이런 반응을 보였다. “칭화대 재학 시절 시골 출신 유학생들이 만두 1개와 물만 먹으면서 하루를 버티는 경우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현재 매년 9%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라는 자본주의의 병폐도 함께 찾아 왔다. 최근 수만명씩 시위를 벌이는 근저에는 빈부격차가 있다.》

▽가난이 부른 대규모 시위=중국 서부 미개발 지역인 쓰촨(四川)성의 한위안(漢源)현에서는 지난달 28일 성난 농민 10만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토지 수용과 보상액에 불만을 품고 도로를 점거하며 군경과 대치했다. 당국은 군경 1만여명을 진압에 투입했다.

항의는 주로 보상액에 집중됐다. 쓰촨성은 중국에서도 가장 개발이 덜 된 지역 중 하나. 달리 갈 곳이 없는 주민들은 정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중부 허난(河南)성 중머우(中牟)현에서 한족(漢族)과 회족(回族) 수만명이 유혈충돌을 빚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중국 동부 연안의 도시지역은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는 데 비해 회족은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소수민족은 중국 정부가 자신들에게 경제성장의 몫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불평한다”고 보도했다.

▽의도적인 개발이 초래한 불균형=중국통계연감에 따르면 1990년대 초 도시주민의 1인당 평균소득은 농촌주민보다 2.2배 정도 많았다. 이 격차가 2002년에는 3.1배로 커졌다.

2002년 상하이(上海)의 1인당 소득은 4만646위안(약 500만원), 중남부 구이저우(貴州)성은 3153위안(약 40만원)으로 약 13배나 차이가 났다.

중국 정부가 84년 이후 동부 연안의 도시를 집중 개발하면서 농촌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결과다. 동부 연안 도시에 기반시설을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각종 인센티브로 외국 자본을 유치했다. 반면 ‘농촌개혁’이라는 말은 거의 사라졌다.

▽농촌 대개발 착수=중국 정부는 8일 내년 거시경제 정책 목표 5가지를 제시했다. 그중 농촌 활성화, 농촌 소비확대, 빈민 구제 등 빈부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05년 중국경제 보고회’를 통해 “2005년 경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지속하되 농촌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둥(廣東)성을 비롯한 9개 성과 홍콩 마카오를 묶는 ‘9+2 범주장(珠江)삼각주 경제권’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범주장삼각주를 더욱 발전시키되 그 영향을 내륙으로 퍼뜨린다는 게 골자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0일자)는 “중국의 젖줄인 범주장삼각주 일대의 새로운 도약은 배후지인 내륙지방을 얼마나 잘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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