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항 까다로운 검색에 불만 폭발

미국 공항에서의 비행기 여행자들에 대한 신체 검색이 강화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검색 현장에서의 항의가 빈발하고 소송을 준비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다.

미 교통안전국(TSA)이 9월 러시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 사건을 계기로 비행기 탑승객들에 대한 검색 방법을 대폭 강화한데 따른 결과다.

TSA는 러시아 항공기 폭발 사건 용의자가 체첸 여성 2명으로 지목되자 여성들의 신체에 대한 촉수검사를 강화했으며 이 때문에 특히 여성들의 강한 불만은 초래하고 있다.

▽강화된 검색 실태=TSA는 금속 탐지기에서 이상이 발견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검색 요원이 의심이 가는 신체 부위를 손으로 정밀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컴퓨터로 무작위 선정한 승객과 각종 정보에 의한 정밀 검색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금속 탐지기 통과와는 별로로 검색요원에 의한 정밀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정밀 검색 대상은 전체 여행자의 10¤15%나 된다.

검색 요원이 정밀 검색을 할 때는 장갑을 낀 손의 손등으로 가슴과 허벅지를 비롯한 신체의 민감한 부분까지도 만질 수 있도록 해 상당한 불만과 반발을 사고 있다.

브레지어를 착용한 여성의 경우 가슴 부위에 대한 검색이 잦아 더욱 불만이 많은 편이다.

미 언론들은 이처럼 강화된 신체 검색에 대해 적지 않은 여행자들이 모욕감을 느끼고 있으며 심지어 항공기 여행을 포기하고 자동차로 여행하는 여성들까지 늘고 있다고 전했다.

TSA는 검색이 강화된 9월 이후 공식 접수된 항의는 239건으로 집계됐지만 현장에서의 항의나 불만 제기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공항에서는 신체 뒷모습을 X-레이로 촬영하거나 폭발물 탐지용 특수 물질을 분사하는 방법이 시험적으로 도입했지만 이들 방법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처 요령=촉수 검색을 받게 될 경우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별도 공간에서의 검색을 요구할 수 있고 다른 검색 요원이 현장을 지켜보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촉수 검색 기회를 완전히 피할 방법은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 TSA는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기 전에 주머니에 든 소지품을 모두 꺼내놓고 상의와 신발을 벗으면 촉수 검색을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며 권고하고 있다.

항공기 출발 시간에 임박해서 편도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짐이 별로 없이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이 정밀검색 대상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검색이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현장에서 즉시 검색 요원의 감독자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