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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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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약(弱)달러 현상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대비해 환차익을 노린 투기자금이다. 이들은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를 대상으로 주식시장이나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FDI)보다는 암시장을 통해 ‘현지화폐 구매→현지화 평가절상→달러 교환 뒤 빠져 나가기’의 순서로 단기 환차익을 올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수차례 투기 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경고를 보낼 뿐 뾰족한 수단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투기자금 유입=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최근 중국 금융당국의 비공개 회의록을 인용해 “중국으로 유입되는 투기자금이 위험 수준”이라며 이는 페그제(일정한 변동폭을 인정하는 고정환율제) 유지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보도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올 상반기에만 암시장을 통해 700억달러 이상의 투기자금이 유입됐고, 하반기엔 더 많은 투기자금이 밀려들 것으로 우려했다. 두 자릿수에 가까운 경제성장률과 이에 따른 천문학적 규모의 외화보유액이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헤지펀드가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9월 말 5145억달러로 지난해 12월 말 4032억달러에 비해 27.6%가 늘었다. 이는 일본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서 조성된 자금까지 중국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국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거액 환전은 용도를 밝혀라”=중국 당국은 환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 투기자금의 이동경로를 감시하고 있다. 특히 외자기업이 20만달러 이상을 위안화로 환전할 때는 용도를 명확히 증명토록 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환투기를 막는 고강도 추가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투매 어디까지=급격한 달러 약세에 따라 달러를 투매하는 중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19일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의 은행가엔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심지어 달러로 월급을 받는 외국계 기업 직원들은 급여를 위안화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하이의 한 암달러 상인은 “최근 한 개인이 위안화로 바꾸는 규모가 30만달러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며 “사람들이 다소 낮은 가격에도 달러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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