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빅터 차 美NSC 아시아담당 국장 내정

  • 입력 2004년 11월 18일 0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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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시민권자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43·국제정치·사진)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에 내정돼 곧 임명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차 교수는 스티븐 해들리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휘하에서 남북한 및 일본 문제를 전담하게 된다.

차 교수가 공식 임명되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한반도 정책과 한미관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고위 한국계 미국인이 된다.

차 교수는 2002년 미국이 북한 핵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강력하게 개입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이른바 ‘강경 포용정책(hawk engagement)’이란 개념을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차 교수는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연구원 시절부터 스탠퍼드대 교무처장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와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반도 관련 각종 세미나에 단골로 참가해 주제발표를 하거나 토론에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으며 미 국방부 컨설턴트로도 활동해왔다.

차 교수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6월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제시한 제안이 스스로 핵 포기를 선언한 리비아에 제시한 것보다 더 내용이 좋다고 평가하는 등 북한의 결단만 남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또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투자자 이탈이 초래할 한국 중국의 경제적 혼란을 고려할 때 북한 핵 문제를 놓고 시간을 끌수록 한국 중국에 유리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번역된 저서 ‘적대적 제휴:한국-미국-일본의 삼각 안보체제’에서 한일 관계를 역사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라는 두 동맹축을 통해 사실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차 교수는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사학위,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인이 11,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식(金湜) 전 농림수산부 장관이다.

한편 사임할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후임에는 일본통인 토켈 패터슨 서남아 담당 부차관보와 마이클 그린 NSC 선임국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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