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연구회(회장 온창일·육사 명예교수)와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이 11∼12일 베이징대에서 ‘동아시아 냉전의 기원: 1945∼1955년’을 주제로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중국측 학자들은 ‘북한의 남침’을 인정하고 미국측 자료를 대거 인용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이 학술회의에 참가했던 한국 학자들이 전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의 한 교수는 ‘한국전쟁의 지정학적 분석’이라는 발표문에서 “1950년 6월 25일 북조선은 소련의 허락과 지지하에 한국에 대한 습격을 진행하게 되어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전쟁의 기원에 대한 중국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중국 군사과학원이 2000년 발간한 ‘항미(抗美)원조전쟁사’에서는 ‘1950년 6월 25일 38선을 둘러싸고 북과 남이 부단히 충돌하던 가운데 돌발적으로 사건이 벌어져 대규모 내전 형태를 띠게 됐다’는 식으로 전쟁 도발 주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학술회의에 참가한 조성훈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은 “2000년 단둥(丹東)에서 학술회의를 했을 때 중국학자들이 사석에서 ‘한국전쟁은 김일성이 일으킨 것’이라고 말하는 등 변화가 보였다”며 “그러나 공식 논문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