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고이즈미는 굿맨”…日, “절찬” “비하” 엇갈려

  • 입력 2004년 11월 14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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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를 ‘굿맨(Good Man)’이라고 치켜세우며 전적으로 미국 덕택에 일본이 민주화된 것처럼 말하자 일본 언론들은 복잡한 반응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친근감을 담아 고이즈미 총리를 ‘굿맨’이라고 부르며 “그는 확실히 좋은 남자다. 그가 우리 편인 것은 일본에 민주주의가 정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쟁에 대한 비판을 겨냥해 중동 민주화 업적을 강조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민주화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내 친구 고이즈미 총리”라고 칭찬했다.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미국 덕택에 일본에 민주화가 이뤄져 고이즈미 총리가 등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라크도 장차 미국의 도움으로 민주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것.

마이니치신문은 13일 부시 대통령이 대선 유세 연설에서도 여러 차례 ‘내 친구 고이즈미 총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이 일본의 민주화를 주도했다는 논리를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대부분의 일본 언론 매체는 부시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를 절찬했다며 미일동맹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호의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은 미국 거주 일본인 사이에는 전후 일본의 민주화 과정에서 일본의 역사와 전통이 끼친 영향은 완전히 무시한 채 모든 것을 미국 공으로 돌린 논리 전개에 불쾌해하는 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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