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같은 아라파트의 병명

  • 입력 2004년 11월 5일 17시 07분


'독감, 장 감염, 위암, 담석, 백혈병, 바이러스 감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75)이 쓰러진 지난달 27일 이후 뇌사상태에 빠진 4일까지 외신 보도에 등장한 아라파트의 병명이다.

하지만 누구도 명확히 밝히지 않아 그가 앓고 있는 병의 실체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아라파트 측근에 따르면 확실한 것은 최소 3주 전 독감에 걸렸었다는 것뿐이다.

아라파트가 입원한 프랑스 파리 남서부 클라마르 지역의 군병원측은 "최종 진단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을 다물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가능성은 크게 혈액암의 일종인 백혈병과 위암, 바이러스 감염, 독극물 중독 등.

우선 아라파트가 혈액 및 암 전문병원인 페르시 군병원에 도착한 직후 프랑스 의료진이 혈소판을 주입시킨 것을 근거로 백혈병이란 추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파리 주재 팔레스타인 특사인 레일라 샤히드는 31일 "프랑스 의료진이 백혈병의 가능성은 배제했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암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약물이나 음식물을 통한 독극물 중독설은 아라파트의 주치의인 아슈라프 쿠르디의 입에서 나왔다. 그동안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아라파트의 암살을 공언해 온 것도 독극물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4일 아라파트가 뇌사상태로 알려지자 바이러스 감염설이 강력히 제기됐다.

국내 S대 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금까지 나온 사실로는 어떤 질병인지 추정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뇌사라면 이미 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