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엔 안보리 터줏대감 되겠다”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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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의사를 국제무대에서 처음 공식화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21일(한국시간 22일) 제59차 유엔총회에 참석, 연설을 통해 상임이사국을 10개국으로 확대할 것과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독일의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다 실바 대통령,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 패전국 일본이 60년 염원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문답을 통해 정리해본다.

Q:유엔 안보리는 어떤 기구인가.

A: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최종 결정하는 곳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임기 2년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안건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나 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이란 절대적 특권을 갖고 있다. 1945년 유엔 창설 시 51개국이던 유엔 회원국은 현재 191개국으로 늘어 ‘빅5’를 뺀 186개국이 비상임이사국 10개를 놓고 경쟁중이다.

Q:일본의 의도는….

A:유엔 분담금 액수에서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약 20%)로 많다. 하지만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침략국이란 원죄 때문에 국제정치 무대에서의 발언권은 미미했다. 상임이사국 진출로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어울리는 국제정치 위상을 일거에 확보하려는 것이다.

Q:왜 지금인가.

A: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상임이사국은 개전 찬성파인 미국과 영국, 반대파인 프랑스 중국 러시아로 갈렸다. 유엔 존립의 위기감을 느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자문기구를 설치, 올해 안에 안보리 개혁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유엔 창설 60주년인 내년에 대대적 개혁을 단행할 예정이다. 일본 독일 등은 유엔 개혁에 맞춰 안보리 상임위 확대를 요구하며 동반 진출을 꾀하고 있다.

Q:일본 국내 분위기는….

A:군대 보유 금지, 집단적 자위권 부정 등을 규정한 ‘평화헌법’에 저촉될 우려 때문에 과거에는 상임위 진출 논의가 금기시됐다. 하지만 최근 개헌론이 대세를 이루는 등 국수주의 경향이 강해지면서 상임위 진출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

Q:절차와 실현 가능성은….

A:상임이사국 확대는 유엔헌장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상임이사국 전체의 동의와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임이사국 중 미국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찬성이나 중국 러시아 등은 특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상당수 아시아 회원국은 일제침략 경험 때문에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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