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멕시코 ‘경제 윈윈’…FTA 공식체결

  • 입력 2004년 9월 19일 17시 58분


일본과 멕시코가 2002년 11월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시작한 지 1년10개월 만에 FTA를 공식 체결했다.

일본은 중남미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고, 멕시코도 과도한 대미(對美)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멕시코를 방문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FTA에 서명했다.

양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내년 4월 FTA가 발효되면 일본은 협상 품목 중 95%의 제품에 대해, 멕시코는 44%에 대해 각각 관세를 인하할 예정이다.


멕시코는 일본제 철강제품에 대해 5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뒤 6년차부터 10년차까지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하하고 자동차는 7년차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은 레몬 토마토 호박 담배 커피 등의 관세를 즉각 철폐하는 한편 돼지고기 닭고기 의류 신발의 수입쿼터를 매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본이 멕시코에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고 멕시코는 일본제 공산품에 대한 수입장벽을 없애는 방향으로 타결이 이뤄졌지만 양측 모두 인근 국가로 시장을 넓히는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폭스 대통령은 “멕시코의 교역은 미국에 집중돼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열기를 원한다”면서 “일본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우리를 연결시킬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도 “서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혜택을 북미, 중미, 남미의 국가들과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중남미시장 확대의 계기로 활용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 싱가포르에 이어 농산물 문제로 협상이 힘들었던 멕시코와 FTA를 체결함에 따라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의 협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 등 42개국과 11개의 FTA를 체결하고도 수출의 90%를 미국에 의존해 온 멕시코는 도요타 닛산 등 현지 진출 일본 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과 멕시코의 FTA 체결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철강 가전 등에 당장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일본제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산 자동차부품, 타이어, 플라스틱, 전기제품 등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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