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학 천국’으로 뜬다…아시아출신 겨냥 지속투자

  • 입력 2004년 9월 15일 18시 03분


《호주의 대학이 아시아 유학생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총 유학생 수에서 미국 외에 대표적 영어권 유학국가로 꼽히던 영국을 추월할 기세다. 호주는 유학생 유치뿐 아니라 자국의 대학교육 시스템을 외국에 팔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데도 열중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타깃이다.》

▽아시아 학생들 선호=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4일 발표한 ‘2004년도 OECD 회원국 교육지표’에 따르면 외국인 대학생 유치규모에서 호주의 약진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호주는 OECD 회원국에 유학을 간 전 세계 외국인 대학생 총 190만명 중 19만명(10%)을 받아들여 4위에 올랐다. 미국은 30%로 단연 선두였고 영국과 독일이 각 12%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998∼2002년 5년간 호주로 유학 온 외국인 대학생 증가율은 41%로 독일(24%)과 미국(13%)을 따돌렸다. 같은 기간 영국은 오히려 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외에 초중고교 조기유학생 수를 감안하면 호주는 이미 영국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유학생 유치국가’로 급부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호주를 선택한 외국인 대학생들은 대부분 아시아지역 출신이라고 전했다. 호주는 중국인 유학생의 9.5%를 받아들여 영국(9.6%)을 곧 따라잡을 태세이며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유학생들은 벌써 미국보다 호주를 더 선호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주한 호주대사관은 △세계 수준의 교육환경 △낮은 정치적 불안과 범죄율 △다민족 문화 분위기 △저렴한 생활비와 수업료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는 영어권 국가에서 공부하려는 아시아 유학생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선택 기준이라는 것.

▽교육도 수출=호주는 교육서비스 수출 덕분에 2001년 OECD 전체 서비스 수출에서 3위를 차지했다. 호주의 교육서비스 수출금액은 52억달러(약 6조원). 호주 6위의 수출품목으로 떠올랐다.

여기에는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한몫 했다. 호주는 아시아지역에 자국 교육시스템을 확산시키기 위해 연간 1억2900만달러(약 150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아이보 크루 영국 대학연합회장이 “영국 정부도 대학교육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부러워할 정도.

OECD 교육지표 보고서는 “적극적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교육시스템 수출은 졸업생들의 지식인 및 기업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질을 꾸준히 개선하는 계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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