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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7일 0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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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베스티야는 정부 기관지에서 1992년 민영화됐지만, 사옥 소유권을 갖고 있는 크렘린측이 신문 제호에 대한 상표권을 주장하는 등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모스크바의 인터넷매체인 모스뉴스는 이날 이즈베스티야 소유주와 가까운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샤히로프씨가 해임된 것은 이즈베스티야의 베슬란 인질극 보도내용에 격노한 크렘린(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송들은 그동안 정부 방침에 따라 인질극을 비중 있게 보도하지 않고, 태연하게 연속극을 방영하는 등 인질사건 보도를 사실상 외면해 왔다.
샤히로프씨는 라디오 프리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내 (지면배치) 구상은 베슬란의 상황이 ‘러시아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는 나중에 ‘전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샤히로프씨는 베슬란의 비극을 히틀러가 소련을 공격했던 1941년 6월 22일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즈베스티야는 인질극이 발생한 직후 러시아 정부가 인질 숫자를 350여명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축소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등 비판적 보도를 선도했고 다른 러시아 신문들도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샤히로프는 1999년 3월 코메르산트 신문 편집국장 재임 중에도 당시 총리인 예프게니 프리마코프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적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01년 4월 반정부 목소리를 내던 독립 TV채널인 NTV를 가스프롬사(社)를 내세워 장악하기도 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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