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무어, 칼럼니스트로 전당대회장 기자석에 앉아

  • 입력 2004년 8월 31일 18시 31분


영화 ‘화씨 9/11’을 만들어 미국 공화당의 ‘공적(公敵) 1호’로 꼽히는 마이클 무어 감독이 31일 뉴욕의 공화당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영화감독이 아니라 USA투데이의 객원 칼럼니스트 신분으로 기자석에 앉았다.

당연히 공화당원들의 반응은 야유 일색이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연설 도중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가 평화의 오아시스라고 믿게 하려는 음흉한 영화제작자가 왔다”고 말하자 5000여명의 당원들은 무어 감독이 행사장에 온 것을 알게 됐다.

많은 당원들이 즉각 자리에서 일어나 무어 감독을 향해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일부 당원들은 야유와 함께 “4년 더”를 연호했으나 무어 감독은 두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는 웃으면서 “2개월만 더”라고 응수했다. 매케인 의원의 발언에 관해 논평을 요구받자 무어 감독은 “이들이 내 영화를 거론해 흥행을 도울 정도로 멍청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화씨 9/11’은 제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지금까지 1억1500만달러(약 1328억원)를 벌어들였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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