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Beer) 취한 곰(Bear)…美 캠프장서 맥주 36캔 먹고 만취

  • 입력 2004년 8월 19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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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장 냉장고를 털어 맥주 36캔을 마신 뒤 곯아 떨어진 흑곰. 17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약 129km 떨어진 베이커 호수 리조트에서 발견됐다.- CNN 화면촬영
캠프장 냉장고를 털어 맥주 36캔을 마신 뒤 곯아 떨어진 흑곰. 17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약 129km 떨어진 베이커 호수 리조트에서 발견됐다.- CNN 화면촬영
‘Beer(맥주) Bear(곰)가 나타났다.’

미국의 한 캠프장에서 주당(酒黨) 흑곰이 발견됐다고 CNN과 ABC방송이 보도했다.

17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약 129km 떨어진 베이커 호수 리조트. 순찰을 돌던 경비직원이 캠프장 내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흑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예약담당 직원 리사 브랑슨은 “곰이 쓰러져 있어 무슨 일인가 했는데 주위를 살펴보니 맥주 캔들이 널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두 살로 추정되는 이 곰이 마신 맥주는 모두 36캔. 웬만한 술 실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주량이었다. 흑곰은 캠프장의 냉장고를 턴 뒤 발톱과 이빨로 캔을 따 마신 것으로 보인다.

이 흑곰은 특히 브랜드 맥주인 부시(Busch) 맥주는 딱 한 캔만 맛을 본 뒤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워싱턴주의 특산인 레이니어(Rainier) 맥주만 거푸 마시고 대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흑곰은 야생동물기구 관계자 빌 하이닉이 캠프장 밖으로 몰아내려 하자 캠핑장 내의 나무 위로 올라가 약 4시간 동안 오수를 즐기며 버텼다. 결국 사람들이 동원돼 곰을 캠프장 밖으로 몰아냈지만 18일 아침 다시 돌아와 술이 들어 있는 캠프장의 냉장고 주위를 배회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흑곰을 보호구역으로 되돌려 보내는 작전에도 술이 사용됐다. 캠프장 관계자들은 도넛과 꿀, 그리고 두 캔의 레이니어 맥주를 미끼로 사용해 곰을 포획한 뒤 무사히 보호구역으로 되돌려 보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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