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베스투표 의혹 조사해야”

  • 입력 2004년 8월 17일 19시 04분


15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국민소환투표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승리로 일단 막을 내렸지만, 수도 카라카스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면서 정국은 여전히 혼란상태다. 또 중남미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차베스 대통령의 승리를 환영했지만, 미국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전한 혼란=베네수엘라 중앙선관위가 16일 94%의 개표결과 58%의 지지로 차베스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발표하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야당은 선관위 요원들이 전자투표 방식을 조작해 결과를 역전시켰다며 재개표를 요구하는 한편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구했다.

범야권 협의체인 ‘민주주의 조정자’도 자체 출구조사 결과 차베스 대통령 반대표가 60% 이상 나왔다며 선거결과 불복을 선언했다.

이날 카라카스에서는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의 광란적인 차량질주가 벌어진 가운데 반대파들이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차베스 지지자들이 반대세력에 총을 발사해 1명이 숨지고 최소 5명이 부상하는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다.

▽각국의 반응=선거결과가 발표되자 미 국무부는 “대규모 부정사태가 벌어졌다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완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때까지 최종 판단을 유보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남미 국가들은 투표결과에 환영을 표시하며 차베스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했다. 선거를 참관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개표결과 발표가 부정확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선관위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도 부정투표 논란을 언급하지 않은 채 선거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으며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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