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은밀히… 테러표적 되지말자”

  • 입력 2004년 8월 3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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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은 올림픽 마케팅의 강자다. 올림픽 경기 때마다 필름 모양의 버스를 선보여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코닥의 마크인 노랑과 빨강 로고의 옷을 입은 종업원들이 올림픽 경기장을 휘젓는 광경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닥 버스도, 트레이드마크도 못 볼 가능성이 높다. 테러 위협이 코닥의 올림픽 마케팅 전략을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그레고리 워커 코닥 부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거의 모든 마케팅을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11테러 이후 첫 번째 올림픽에서 테러의 불똥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조용하게’ 처신하는 게 상책이라는 것.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모든 올림픽 마케팅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현금을 다루는 은행인 만큼 테러 방지를 제1 원칙으로 정하면서 자사 로고나 문양을 경기 내내 드러내지 않기로 정했다.

코카콜라가 초청한 3000명의 기업관계자들은 아테네에서 벗어난 해변가 숙소에 묵는다. 숙소에서 올림픽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는 평범한 일반 차량에 탑승한다. 휴게소에서 차량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자석으로 된 기업 로고는 따로 준비할 예정. 하지만 버스가 출발할 때 자석 로고를 뗀다. 철저하게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미국보다 유럽 고객 우선”=주요 기업들은 홍보 차원에서 올림픽 경기 입장권, 유람선 승선권, 5성급 호텔 숙박권 등을 동봉한 초청장을 우수 고객들에게 보낸다.

올해는 테러가 미국인에게 집중되리라는 예측 때문에 초청장이 유럽 고객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인 고객들은 신변위협 때문에 초청장을 돌려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코카콜라 관계자는 말했다.

코닥은 600명의 고객에게 초청장을 보내면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위기관리 계획’을 알렸다. 비자카드도 2400여명의 고객에게 보내는 초청장에 유사시 안전요령을 동봉했다.

아테네올림픽에 책정된 보안비용은 15억달러(약 1조7445억원)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4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의 5배에 이른다. 그만큼 테러 위협이 높다는 뜻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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