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때 미군 포로들의 피로 만든 성조기 보관”

  • 입력 2004년 7월 12일 19시 13분


주한 미 육군 2사단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포로들의 피로 만든 성조기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미군 전문지 ‘성조’는 미 2사단이 다음 달 미 워싱턴 근교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2차대전 참전 예비역 병장 로버트 홉킨스의 장례식을 위해 영내 박물관에 보관 중인 ‘피로 만든 성조기’를 미국에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성조기는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독일군이 벨기에에서 운영하던 한 포로수용소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독일군은 재미삼아 미군 등 연합군 포로들을 총격으로 살해한 뒤 대부분의 시신을 옷을 벗긴 채 그대로 구덩이에 묻었다. 이에 따라 미군 포로들은 숨진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장례의식을 치러주기 위해 매장 전까지 시신을 덮을 성조기를 만들었다. 설탕 운반용 가방을 뜯어 국기 모양으로 펼친 다음 그 위에 동료들의 시신에서 나온 피로 만든 적색 염료로 성조기의 별과 줄 모양을 그렸다.

독일군은 이 성조기를 빼앗으려고 했으나 연합군 포로들은 이를 철저히 숨겼다.

홉킨스씨는 이 성조기를 갖고 포로수용소를 탈출했으며 1979년 소속부대였던 미 2사단 예하 38포병대대에 이를 기증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