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다듬고 이발까지... 눈엔 적개심

  • 입력 2004년 7월 2일 0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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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첫 재판은 개정 시간조차 밝혀지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보안 속에 이루어졌다.

이라크 경찰의 삼엄한 호위 속에 사전에 확정된 소수 방청객만이 법정에 들어갔다.

후세인은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모처에서 헬기로 법정이 있는 미군기지까지 호송됐다.

법정에서 6명의 이라크 경찰과 2명의 호송관이 그를 에워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법정에 나타난 후세인은 지난해 12월 미군에 체포될 당시의 긴 수염과 텁수룩한 머리 모습이 아니었다. 수염을 다듬었고 이발을 해 단정한 모습이었다.

복장도 죄수복장이 아닌 넥타이를 매지 않은 양복 차림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야위고 노쇠한 모습이었다고 법정을 취재한 외신기자들은 전했다.

후세인이 법정에 들어설 때 그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법정 담당관이 신문 시작 직전 수갑을 풀어줬다.

신문이 시작돼 재판관이 그의 신분을 묻자 “나는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외신들은 신문 받는 후세인 모습이 다소 풀이 죽었지만 눈빛에서는 적개심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신문 과정에서 그는 “이것은 모두 연극(theatre)”이라며 인정신문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CNN방송은 그가 법률서류에조차 서명하지 않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미군과 이라크 경찰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바그다드 시내 중심부 그린존에 있는 특별법원 주변의 경계근무를 강화했다.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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