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 ‘求命 창구’ 알 자지라 모든 노력 다했건만…

  • 입력 2004년 6월 22일 23시 06분


김선일씨(34)가 살해된 것으로 23일 오전 확인됨에 따라 김씨의 구명에 ‘생명줄’ 역할을 한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 취재진의 취재활동이 빛을 바랬다.

알 자지라 방송의 도쿄 특파원 파디 살라메 기자(33)는 22일 카메라 기자 1명과 함께 서울을 찾아 활발한 취재활동을 벌였다.

그는 오후 3시반경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 11층에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5명과 인터뷰를 가졌다.

천 대표는 “모든 한국인이 김씨가 하루 빨리 돌아오기를 원하고 있다”며 김씨의 무사 귀환을 호소했다.

살라메 기자는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과도 인터뷰했다.

그는 또 이날 저녁 중국 방문에서 돌아온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반 장관은 “무고한 시민인 김선일씨가 즉각 무사히 석방돼야 한다”며 “이런 뜻을 아랍세계에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

23일 오후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인 살라메 기자는 이에 앞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파병반대 시위 현장을 취재할 계획이며 이를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알 자지라 방송에 김씨 가족들의 애끊는 호소를 방송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김씨가 살해됨에 따라 무산되고 말았다.

방송카메라기자단은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아랍권에 내보낼 화면을 촬영해 달라는 열린우리당 ‘김선일씨 피랍사건 비상대책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22일 오후 아버지 김종규씨(69)와 어머니 신영자씨(59)의 절규를 20여분간 카메라에 담았다.

대책위원장인 이미경 의원은 “촬영된 내용을 신속히 알 자지라에 보내 아랍권에 방송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었다.

부산 동구 범일6동 김씨 본가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에서 아버지 김씨는 “지금까지 나쁜 짓 한 번 하지 않은 착한 아들을 제발 돌려 달라”며 “무사히 돌아온 외아들과 함께 칠순잔치를 꼭 하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어머니 신씨도 “이라크 양반들, 제발 우리 아들 살려 보내주세요”라고 애원했으나 허사가 되고 말았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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