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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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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22일 오전 9시 서점 판매가 시작되는 ‘마이 라이프’는 국내에서는 23일 서점에 깔린다. 국내에서 판권을 확보한 출판사는 도서출판 물푸레. 경제경영서적을 주로 펴내 온 이 출판사는 전 직원 5명의 작은 출판사다.
물푸레의 우문식 대표는 “원고 발췌록을 보고 2002년 9·11테러 직후 계약을 체결했다 원고 발췌록이 돌던 초기에 관심을 보였던 대형 출판사들이 테러가 터지자 상황이 안 좋다고 판단해 주춤거리는 사이에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출판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판권료인 선(先)인세 규모. “많아야 1만달러(약 1150만원)”부터 “2만5000∼5만달러 선”까지 설이 분분하다. 물푸레측은 정확한 액수를 확인하지 않고 “5만달러(약 5750만원) 이상”이라고만 밝혔다.
지난해 출간된 힐러리 클린턴의 자서전 ‘살아 있는 역사(Living History)’의 선인세가 1만달러,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 선인세가 30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액수다. 출판계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고록은 현재 국내에서 3만부의 선주문을 받은 상태. 초판은 5만부를 찍는다. 책을 내는 미국 크노프 출판사는 세계 동시출간을 추진하면서 회고록 내용이 새나갈 것을 우려해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 물푸레측도 출간예정일 40일 전에야 원고를 넘겨받았다. 크노프측은 e메일을 이용해 원고와 사진을 보낼 경우 유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디스켓 대신 종이에 인쇄한 원고를 국제 급송 택배를 통해 전달했다.
우 대표는 “번역자 2명과 편집디자이너 등 6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회고록 특별팀’을 구성하고 서울 홍익대 근처에 사무실을 얻어 내내 그곳에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975쪽 분량의 한 권으로 출간되지만 국내에서는 두 권으로 나뉘어 발간된다. 1권은 성장기와 아내 힐러리와의 만남,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2권은 대통령 재임 시기의 일화들을 각각 담고 있다. ‘르윈스키 스캔들’ 관련 내용은 국내에서 7월 초 발간되는 2권에 포함돼 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의 자서전은 2003년 6월 발간된 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약 30만부 팔렸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美서도 예약 쇄도… NYT “잡탕 메모” 혹평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나의 인생’이 미 언론으로부터는 혹평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9일 서평에서 이 책을 “구질구질하고 제멋대로이며 때때로 끔찍할 정도로 지루한 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 책이 백악관 식사 메뉴와 TV에서 본 나이지리아 대통령 취임식 묘사 등 그가 기억하는 모든 일들을 나열한 ‘뒤죽박죽 잡동사니’이며 ‘잡탕 메모’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칸소 주지사 시절 자동차 면허세 논란을 지나치게 세밀하게 묘사해 균형을 잃었으며 아내인 힐러리 여사의 정치적 출세를 지원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20일 “대통령 재임 중 자신의 업적을 너무 알아주지 않는다고 계속 불평해온 클린턴 전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의 생활에 조명을 비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예비독자들로부터의 반응은 좋아 책 시판을 앞두고 구입 예약이 몰리자 출판사는 발행 부수를 당초 150만부에서 230만부로 늘리기로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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