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클린턴 회고록, 끔찍할만큼 지루하다"

  • 입력 2004년 6월 21일 15시 11분


22일 미국 시판을 앞두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회고록 '나의 인생'이 예비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9일 서평에서 이 책을 "구질구질하고 제멋대로이며 때때로 끔찍할 정도로 지루한 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 책이 '자제력 없고 제멋대로식으로 집중력을 분산시켜 소중한 기회를 낭비하고 큰 기대를 무산시키는' 클린턴의 대통령 직무수행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욕 타임스는 이 책이 백악관 식사 메뉴와 TV에서 본 나이지리아 대통령 취임식 묘사 등 그가 기억하는 모든 일들을 나열한 '뒤죽박죽 잡동사니'이며 '잡탕 메모'라고 평가하면서 아칸소 주지사 시절 자동차 면허세 논란을 지나치게 세밀하게 묘사해 균형을 잃었으며 아내인 힐러리 여사의 정치적 출세를 지원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대통령 재임중 자신의 업적을 너무 알아주지 않는다고 계속 불평해온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생활에 조명을 비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 등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책 홍보차 CBS의 '60분' 프로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보수파의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보수파 단체들은 그가 '9·11 테러'를 막는데 실패했다는 내용의 TV광고를 게재했다고 소개했다.

또 뉴욕 포스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CBS와의 대담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과 관련해 '나는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시인했다"고 전하면서 "그가 1998년에 그것을 시인했더라면 이 문제 때문에 온 나라가 2년간 정치적 고통을 받고 탄핵을 둘러싼 소용돌이를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 책 시판을 앞두고 구입예약이 몰리자 출판사인 앨프릿 크노프사는 당초 예정했던 150만부에서 230만부로 늘려 공급할 계획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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