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인권단체 칠레범선 “부산항 입항 반대”

  • 입력 2004년 6월 20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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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 한국지부는 21일 오전 부산항에 들어올 예정인 칠레 해군 범선 에스메랄다함(3700t급)의 입항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한국지부에 따르면 에스메랄다함은 아름다운 겉모습과는 달리 1970년대 칠레 피노체트 군사정권의 아래에서 정치범들의 고문과 처형장소로 사용됐다.

군사정권이 이 배에서 수백여명의 반정부 인사들을 전기고문과 물고문 등으로 학대하고 이중 일부는 숨진 사실이 1999년 고문피해자들의 입으로 밝혀지면서 지난해 스웨덴 영국 등의 국가에서 입항을 허가하지 않았다.

한국지부는 21일 오전 7시경 부산항 8부두 앞에서 에스메랄다함의 입항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열고 “칠레정부는 군사정권시절 일어났던 심각한 인권침해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희생자와 가족에게 보상해야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또 함정공개 행사 때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인쇄물 등을 통해 이 같은 실상을 알리기로 했다.

칠레해군의 마스코트인 에스메랄다함은 길이 113m 너비 13m의 초대형 범선으로 1975년 처음 부산항에 입항한 이후 여섯 번째 한국 방문이며, 1952∼54년 3년간 스페인 카디즈에서 건조됐다.칠레정부는 에스메랄다함을 매년 전 세계의 항구를 방문하도록 해 함정공개 등의 행사를 열어 ‘바다위의 대사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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