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 파병 자위대 최종 지휘권 미군에 있다”

  • 입력 2004년 6월 20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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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이라크 다국적군으로 활동할 자위대의 독자지휘권을 보장받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미국측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한창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20일 오전 NHK방송의 5당 당수 토론회에 출연해 “미영 정부로부터 독자지휘권에 관해 구두로 양해를 얻었으며 양국과의 돈독한 신뢰관계로 보아 이 약속은 믿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당수들은 “유엔 결의안에 따라 구성되는 다국적군은 통합사령부 지휘를 받게 되어 있다”며 독자지휘권 행사에 의문을 나타냈다.

고이즈미 총리는 양국의 독자지휘권 양해 경위를 자세히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18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은 이라크 재건지원특위 소속 중의원들과의 모임에서 구두 양해 사실을 밝히며 “(자위대에 대한) 무력행사 요청은 없을 것이며 설령 요청하더라도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최근 “각국 군대가 각자 지휘계통을 갖는 것은 분명하나 다국적군 전체는 미군사령부의 감독을 받는다”고 말했다. 피터 로드맨 국방차관보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다국적군의 통일된 지휘권은 미군에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독자지휘권 확보’를 앞세워 위헌론을 잠재우고 다국적군 참가를 결정했기 때문에 독자지휘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면 자위대의 다국적군 참가 결정은 근거를 잃는 셈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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