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용의자 무더기 체포

  • 입력 2004년 6월 9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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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 사건의 용의자를 포함한 이슬람 테러 용의자 17명이 8일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 동시에 체포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9일 “마드리드 테러의 주범으로 꼽혀온 이집트인과 또 다른 한 명을 밀라노 인근 아파트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벨기에 경찰도 “유럽에서 새로운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아랍인 1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테러범 체포는 유럽연합(EU)이 테러조직을 겨냥한 ‘범유럽 공조수사’로 올린 첫 개가로 꼽힌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등 4개국에서 각각 수십명의 경찰이 테러범 은신처로 의심되는 곳을 같은 시간에 급습했다. 4개국 경찰은 검거 대상자들에 대한 정보를 긴밀히 주고받으며 작전에 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체포된 용의자들의 국적이 팔레스타인 요르단 모로코 이집트 등 다양해 ‘다국적 테러 조직’을 상대로 한 ‘범유럽 수사’가 이뤄진 셈이다.

스페인은 특히 밀라노에서 체포된 이집트인에 주목하고 있다. 라베이 오스만 아메드(사진)로 확인된 이 용의자는 ‘이집트인 모하메드’라고 불려온 인물. 그는 마드리드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돼 스페인 법원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집트 군 출신의 폭약 전문가다.

벨기에에서 붙잡힌 15명은 아메드씨의 명령에 따라 유럽에서 새로운 테러를 계획하고 있던 중이라고 이탈리아 경찰은 발표했다.

체포된 용의자들의 혐의가 드러나면 유럽 각국은 국경을 초월한 공조수사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검거 과정에서 공조수사의 위력이 십분 발휘됐기 때문.스페인은 아흐메드씨에 대한 정보를 건넸고, 이를 받은 이탈리아 경찰은 전화 도청을 통해 아흐메드씨의 소재를 추적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벨기에 경찰에 전달했다.

그동안 유럽연합(EU) 내에서는 일부 국가가 테러 공동 대처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이 있었다. 이탈리아도 비난을 받은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경찰은 이번 체포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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