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過政 새총리후보 알라위

  • 입력 2004년 5월 28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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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출범 예정인 이라크 과도정부의 ‘총리감’으로 확실시됐던 핵 과학자 후사인 알 샤흐리스타니가 총리직 수락을 거부하는 등 과도정부 인선작업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샤흐리스타니는 27일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특사로부터 새 정부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과도정부에서는 어떤 직책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꼭두각시는 싫다”=샤흐리스타니의 총리직 거부는 미국 주도의 ‘괴뢰정부’에 참여해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과도정부에 참여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있지만 현 단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국가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과도통치위원회(IGC)는 샤흐리스타니의 기자회견 직후 비공개 장소에서 특별회의를 소집해 논의 끝에 시아파인 이야드 알라위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고 한 과도통치위원이 28일 밝혔다.

폴 브리머 미군정 최고행정관도 이 회의에 참석해 알라위의 후보 지명을 축하했다고 과도통치위는 밝혔으나 과도정부 인선을 총괄하고 있는 브라히미 특사가 알라위의 총리 지명을수락했는지는 불투명하다. 내과의사이기도 한 알라위는 이라크 정보장교 출신으로 집권 바트당의 당원으로 활동했으나 1971년 이라크를 떠나 레바논과 영국 등에서 망명생활을 해 왔다.

▽계속되는 인선 진통=브라히미 특사와 브리머 최고행정관, 로버트 블랙윌 미 대통령 특사는 이달 말까지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 아래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나머지 인선은 여전히 난산이다.

특히 브라히미 특사는 당초 종파와 종족 등을 안배했던 IGC와는 달리 과도정부 요직은 중립적인 기술관료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IGC 위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이를 철회해야 했다.

과도정부의 핵심 요직은 상징적인 국가원수인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 실질적인 행정수반 권한을 갖는 총리 등 네 자리. 총리는 최대종파인 시아파, 대통령은 수니파 그리고 부통령은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한 석씩 나눠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후보로는 수니파인 아드난 파차치 과도통치위원과 알 야웨르 현 IGC 의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들은 내년 12월 정식정부 출범 때를 노리고 뒤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도정부가 한시적일 뿐 아니라 치안유지와 선거관리 기능만 담당해 별로 실권이 없기 때문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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