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사드르-美軍 전격 휴전 합의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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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주도 연합군과 이라크 민병대간에 벌어진 이라크 나자프의 유혈충돌 사태가 26일 양측의 휴전 합의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지난 2개월간 수많은 희생자를 낸 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의 비석들이 양측의 교전으로 잡석더미로 바뀌는 등 큰 상처를 남겼다.

▽휴전 합의=시아파 강경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연합군과 휴전에 합의했다고 미군과 이라크 관리들이 26일 밝혔다. 미군 관계자는 이날 밤늦게 휴전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27일 바그다드에서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휴전 합의가 이뤄지기 직전인 26일 새벽에도 미군은 전차를 앞세워 시아파 민병대의 거점인 묘지지역을 공격해 하루 만에 130명가량의 민병대가 사망했다.

사드르는 성지가 훼손되고 인명 피해가 커지자 부담을 느끼고 시아파 성직기구에 서한으로 휴전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허로 변한 성지=평화의 계곡으로 불리는 이맘 알리 사원의 묘지는 포격으로 인해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시아파 민병대 전사들의 피로 얼룩져 ‘킬링필드’를 연상시킨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사드르의 측근인 셰이흐 카이스 알 카잘리는 “이 묘지는 산 자와 죽은 자 둘 다를 위한 도살장이 됐다”며 “우리는 지난밤 (미군이) 포격에 사용한 무기들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것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묘지에는 예언자 모하메드의 사촌인 이맘 알리가 묻혀 있으며 전 세계 시아파 교도들이 사후 매장되길 희망하는 곳이다. 이번 교전으로 이맘 알리의 묘소로 향하는 황금문도 일부 파손됐다.

미군은 묘지 파괴가 자신들과 무관하며 시아파가 반미 감정을 부추기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휴전요구조건▼

민병대 미군공격 중단

3개도시 민병대 철수

민병대 향후진로 논의

알 사드르 재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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