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럼즈펠드 퇴진 촉구

  • 입력 2004년 5월 27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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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26일 이라크 포로학대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뉴욕대학에서 연설하면서 "민주당원은 물론 공화당원들도 이라크에서 직면한 재난을 빚어내는데 책임이 가장 큰 조지 W 부시(대통령)와 딕 체니(부통령)의 바로 밑에 있는 사람들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럼즈펠드 장관이 재직하는 한 우리나라는 위기에 빠져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좋은 판단력과 상식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이날 연설은 럼즈펠드 장관을 퇴진시키라는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진보단체 무브온(MoveOn.org)이 후원하는 몇 개의 연설 가운데 하나였다.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현재의 부시 대통령에게 패한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보인 '오만과 외고집, 서투른 솜씨' 등이 미국을 전세계에서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그를 축출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포로학대가 '몇몇 썩은 사과' 때문이 아니라 부시 행정부 정책의 자연스런 결과였다고 비난하면서 이라크 위기가 반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테러리스트 그룹에게는 강력한 소집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전국위원회측은 고어 부통령 재직시 아프리카의 미국 대사관들에 테러 공격이 발생했고 1993년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그의 공격은 그가 범세계적 테러 위협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건망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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