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새대표 오자와 이치로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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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돌적 성격의 일본 정계 풍운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62) 전 자유당 당수가 14일 제1야당인 민주당의 차기 대표로 사실상 확정됐다.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 방식이다.

정식 절차를 거쳐 대표에 취임하면 그는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사실이 드러난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의 잔여 임기인 9월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집권 자민당 인사들은 논리정연한 시민운동가 출신의 간 전 대표에 비해 고집 센 백전노장 오자와 대표가 훨씬 까다로운 상대라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에 강하다는 ‘오자와 신화’도 있어 7월 참의원 선거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오자와 대표는 자민당 간사장까지 지낸 실력자로, 그가 1993년 추종세력을 이끌고 자민당을 탈당하면서 38년간의 자민당 장기집권시대가 붕괴됐다. 그는 이후 신생당, 신진당, 자유당을 창당하거나 당내 핵심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중의원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무조건 합류를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인재를 발탁, 기용하는 안목도 있지만 사람을 쉽게 차버리기도 해 ‘사람 자르는 이치로’란 별명도 있다. 이런 성향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의 대표 취임에 부정적 견해도 상당했다. 오자와가 끼면 당이 깨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거친 바다에는 역시 베테랑’이란 중론이 오자와 대표 체제를 만들어냈다. 오자와 대표는 게이오(慶應)대 경제학과를 나와 27세 때인 69년 의회에 첫 진출했다. 건설상을 지낸 부친의 후광과 직선적 성격으로 유권자의 인기를 얻었고 이후 이와테(岩手)지역을 기반으로 12선의 관록을 쌓았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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