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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0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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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이면서 미국에 비판적인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국을 향해 또 독설을 퍼부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 일간 ‘밍구안 말레이시아’ 9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촉구하며 “아랍 국가들이 미국에 예치한 거대한 금융자산을 한꺼번에 회수하면 미국은 파산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중동정책은 미국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에 의해 좌우되며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이스라엘에 반대할 만큼 용감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600만명의 유대인에게 조종되는 미국을 과연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스라엘은 대리인을 내세워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자살폭탄테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우리가 자폭테러로 얻는 것이 무엇인가. 그런 방식은 미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그들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하면 이슬람교도들만 희생될 것이다. 자폭테러로 군인들만 죽이면 괜찮지만 민간인도 희생된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에 정권이양을 약속한 6월 30일 이후에도 계속 군대를 주둔시킬 것이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지 미군의 영향 아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를 22년간 통치한 뒤 지난해 10월 총리직에서 사임했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57개국, 13억 인구를 대표하는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국이며 비동맹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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