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5월 10일 14시 1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뉴욕 타임스는 아부 그라이브 수감시설 경비를 맡았던 320 헌병대대의 1000여 병사 가운데 전쟁포로 감시에 관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수감시설 운영에 관해 알고 있었던 경우는 더욱 드물었다고 육군 보고서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미 중서부 지역 육군 방위군과 예비군 출신인 이들 병사들은 전쟁 전에는 보험사 직원, 상점 카운터, 외판원 등으로 일하면서 1년에 2주씩 소집돼 훈련을 받았을 뿐이었다.
2003년 2월 소집된 320 헌병대대가 아부 그라이브에 투입된 것은 그해 7월17일. 미군 점령에 대한 저항 움직임이 일기 시작하면서 전쟁포로 등 수감자들 사이에서도 반항의 기운이 높아지던 시기였고 미군 지휘관들은 대량살상무기(WMD)나 이라크 저항세력 관련 정보에 목말라 있던 때였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치하에서 처형과 고문으로 악명높았던 아부 그라이브는 280에이커(약 113만㎡)로 미군 역사상 최대의 전쟁 포로 수용소. 처음 2000명에 불과했던 수감자들은 9월에는 7000명으로 급증했다. 아부 그라이브 안에서도 폭동을 일으킨 수감자들에게 미군이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8월 중순 포로 신문을 위해 27명의 조사관이 아부 그라이브에 투입됐다.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책임자였던 제프리 밀러 소장이 이라크 수용시설 실태 점검을 마친후 9월9일 제출한 비밀보고서에서 "경비군인들이 수감자들로부터 성공적으로 정보를 캐내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수감시설 운영에 필요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과도한 업무와 신변불안에까지 시달리던 병사들은 이에 따라 수감자 고문이나 모욕 등 이탈행위를 저지르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또 미군 당국의 조사 결과 미 헌병들은 제네바 협약 등 법적 문제에 대해 사실상 전혀 훈련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