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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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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찰은 8일 니더작센주 바펜센 마을의 스펜 외르겐스(18)라는 ‘컴퓨터 광’을 체포, “새서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외르겐스군은 직업학교에서 컴퓨터를 공부하는 학생. 경찰 조사 결과 친구들이 부추기자 자신이 만든 바이러스의 여파를 예상하지 못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경찰 관계자는 “학교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연구반 친구들이 외르겐스군의 ‘바이러스 초기 구상안’을 심도 있게 구체화하라고 부추긴 것 같다”고 말했다.
외르겐스군은 컴퓨터 사보타주(생산을 지연시키는 행위)죄가 적용될 경우 최고 5년 이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피해를 본 전 세계 기업들이 외르겐스군과 그의 가족들에게 막대한 규모의 피해 보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범행 동기가 악의적이지 않은데다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외르겐스군이 사태 수습을 위해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을 만들려 애썼다는 점에서 정상 참작의 여지는 있다.
외르겐스군의 행위가 일찍 적발된 데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보상금제도가 한몫 했다. MS의 부사장 브레드 스미스는 “새서 바이러스 유포자를 알려주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느냐는 제보가 들어와 25만달러를 줄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협상 끝에 제보자들은 MS측에 바이러스 제조자의 신원을 알려줬다. MS는 미 연방수사국(FBI)에 이 사실을 알렸고 FBI의 연락을 받은 독일 경찰은 곧장 외르겐스군의 집을 급습했다.
수학과 컴퓨터에 특출한 재능이 있는 외르겐스군은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노트북 컴퓨터로 새서 바이러스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어머니는 컴퓨터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다.
지난주 등장한 새서 바이러스는 인터넷에 연결만 되어 있어도 감염되는 특성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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