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ABC ‘나이트라인’ 30일밤 30분내내 이라크 전사자 호명

  • 입력 2004년 4월 28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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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BC방송이 30일 밤 시청률이 높은 ‘나이트라인’ 뉴스프로그램의 전체 시간 30분을 모두 할애해 이라크전쟁 전사자의 이름과 사진만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방송은 예고방송을 통해 간판 앵커인 테드 코펠이 다른 뉴스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전사자 523명을 호명하는 것만으로 30분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이름을 부르는 동안 전사자들의 나이, 고향, 계급, 소속 부대 등이 자막으로 소개될 예정. 이 프로그램은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ABC방송 전광판을 통해서도 방영된다.

30일은 지난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주요 작전이 마무리됐다”며 사실상의 종전 선언을 한 때로부터 정확히 1년째 되는 날의 하루 전날이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기획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듀서인 르로이 시버스는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든 그것은 시청자들의 판단이라는 것. 그는 “만약 전쟁의 명분이 확실하다면 전사자가 500명이 아니라 5만명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명분이 옳지 않다면 5명이 죽어도 많이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전쟁에서 지금까지 사망한 미군은 720여명이지만 ABC방송은 시간 제약 때문에 사고사를 제외하고 전투 중에 사망한 경우만 방송하기로 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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