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미국이 테러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 입력 2004년 4월 7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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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노옴 촘스키 교수(75)는 7일 도쿄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무력행사는 테러를 확대 재생산할 뿐"이라며 미국이 먼저 폭력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언어학자이자 국제정치 비평가로 미국내 '반골 지식인'을 상징해온 그는 "광신적 테러 집단은 본래 소규모인데 (미국의) 무력행사가 테러리스트 예비군을 늘려 테러의 확대재생산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이라크인은 미국이 친미정권을 만들어 석유자원을 통제하려는 속셈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헌법은 있으나 진정한 주권이 없는 '미 제국주의' 통치에 대해 주민의 반미 감정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미국에 석유 욕심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촘스키 교수는 "제2차세계대전 전 일본은 중국에 만주국을 만들고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허울 좋은 이념을 앞세워 침략 행위를 정당화했다"면서 미국의 이번 이라크 전쟁도 일제와 똑같은 제국주의적 성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세계의 경찰관'으로 부르는데 대해 "그것은 경찰관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힘의 외교'를 비판했다. 그는 "경찰관 역할은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부시 정권의 군비확장 노선은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을 연쇄적으로 자극해 오히려 핵 확산 위험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촘스키 교수는 또 "미국 공식 문서에 따르면 테러란 정치 종교 이데올로기에 의해 사람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뜻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수단과 아프가니스탄 등을 폭격한 미국이야말로 테러국의 우두머리"라고 주장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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