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아시아 군사력 배치 본격화

미국은 최근 서태평양 괌의 미 공군기지에 장거리 폭격기인 B52기 6대를 배치했으며 알래스카에도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6기를 올해안에 실전 배치할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미국은 또 고성능 레이더시스템을 갖춘 이지스함이 9월부터 동해에 배치되면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중인 이지스함 2척과 함께 공동 운용해 북한에 대한 상시 감시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긴박해지는 중동 정세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풀이했다.

미국이 괌에 B52기를 배치한 것은 인근 오키나와와 하와이 등에 주둔중인 미군 8000여명이 이라크에 교대요원으로 투입되는데 따른 군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관측된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미 전투기의 급유기지 역할에 머물러 온 괌을 동아시아 긴장 고조에 대비해 폭격기와 무인정찰기 등이 상주하는 기지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미사일방어(MD) 구상의 일환으로 올 가을쯤 알래스카에 요격미사일을 배치, 동해의 이지스함과 연계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지스함이 이 정보를 알래스카 기지로 보내 공중 요격에 나서도록 한다는 것.

내년에는 요격미사일 SM3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도입하고 2006년말까지 11대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미사일요격 합동실험 실시 △이지스함간의 정보교류 확대 △차세대 요격미사일 공동 개발 등에 협조하기로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력 증강이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이 일대의 군비경쟁을 부추길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