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EU‘反독점’ 논란]“벌금 8100억원” vs “항소할것“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55분


코멘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49)과 마리오 몬티 유럽연합(EU) 반독점 집행위원(61)이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몬티 집행위원은 MS의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에 관한 5년간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24일 제재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 전했다.

MS는 전 세계 컴퓨터시장을 장악한 운용체제(OS) 윈도에 멀티미디어 재생프로그램 ‘미디어플레이어’를 고객 의사와 관계없이 끼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EU 반독점위원회는 7억달러(약 8109억원)의 벌금과 함께 윈도의 코드 공개범위를 늘리고 윈도 판매 때 미디어플레이어를 제외하라고 판결할 방침.

이에 대해 게이츠 회장은 “제재조치가 나오면 곧바로 항소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선언했다. EU에 굴복하면 시장 확대에 차질을 빚을 것이기 때문. 그는 1998∼2003년 미국 정부와 벌인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에서도 승리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몬티 위원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이탈리아 태생의 경제학 교수 출신인 그는 “강력한 독점적 지위를 갖는 기업에 ‘기준’을 세우는 선례를 남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몬티 위원은 2001년 제너럴 일렉트릭(GE)이 430억달러(약 49조8112억원)를 들여 항공기기 제조업체 허니웰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무산시킨 전력을 갖고 있다.

EU 반독점위원회는 정보통신부문의 독점기업을 제재한 적이 없어 이번 싸움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

게이츠 회장과 몬티 위원의 공방이 법정으로 비화되면 역사적인 판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