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팝스 지휘자 LA서 ‘한국비하’ 물의

  • 입력 2004년 3월 9일 15시 39분


5일부터 미국 10개 도시에서 순회공연 중인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하성호씨(52)가 공연도중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첫날인 5일 로스앤젤레스 공연을 관람한 재미교포 등 관객들이 이 오케스트라 인터넷 게시판 (www.seoulpops.or.kr)에 올린 글에 따르면 하씨는 공연 후반부에 영어로 "미국은 200년 동안 많은 것을 이뤘다. 한국은 50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게 어쨌다는 거냐(5000 years, what the hell!)"이라며 한국 역사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는 것.

하씨는 또 "미국이 최고다. 결국 음악은 미국에서 온 거다. 미국이 한국에 음악 및 다른 것들을 전파해줘서 너무나 감사하다" "한국 사람들은 박수를 안친다. 한국은 반만년 역사 동안 한번도 승리를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인터넷 게시판에는 하씨의 발언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 네티즌은 '우리 문화가 그렇게 보잘 것 없다면 공연은 왜 하느냐. 차라리 비애를 느꼈다'고 지적했다.

비난 글이 폭주하자 하씨는 사과문을 내고 "스스로를 낮추어 상대방을 칭찬하고자 했던 의도가 저의 표현력 부족과 잘못된 단어 선택으로 한국을 비하하는 것이 된 점에 대해 백번 사죄한다"고 해명했다. 9일 오전 11시경 이후 게시판은 접속 불능상태.

서울팝스오케스트라 관계자는 "하씨가 귀국하는 대로 공식 사과를 비롯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8년 창단된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클래식 경음악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를 해왔으며 덕수궁 야외음악회로 인기를 얻었다. 이번 공연은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기획한 것으로 순회연주회는 22일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털리 홀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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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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