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관저 인근서 자폭테러…출근길 만원버스 ‘꽝’

  • 입력 2004년 1월 29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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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시내 중심가의 아리엘 샤론 총리 관저 인근에서 29일 버스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라디오방송과 경찰이 전했다.

이번 테러는 오전 9시경(현지시간) 총리관저에서 불과 100m 떨어진 지점인 예루살렘 시내 중심가 레하비아 구역에서 발생했다. 샤론 총리는 당시 관저에 있지 않고 네게브 사막의 농장에 있었다.

미키 레비 예루살렘 경찰청장은 “버스 뒤쪽에 탔던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렸다”며 “승객으로 붐비던 버스에서 일어난 심각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폭발로 버스 승객은 물론 유리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주변 행인들까지 피해를 보았다.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의 파타운동과 연계된 알 아크사 순교자여단은 이번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며 베들레헴 아이다 순교자 캠프 출신의 알리 무니르 유세프 지하라란 경찰관(24)이 자살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는 독일의 중재로 쾰른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포로를 교환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났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일과 무관하게 포로 교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테러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폈다.

모하베드 소베이흐 아랍연맹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집트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그것(자폭공격)은 남(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인정해야만 평화와 안보를 보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샤론 총리의 수석대변인 라난 기신은 “이번 테러는 이스라엘이 합법적이고 신성한 자위권을 사용해야 한다는 논거”라며 요르단강 서안의 보안장벽 건설을 옹호했다.

이번 테러는 14일 가자지구의 에레즈 교차로에서 여성 하마스 대원이 자폭해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2주 만에 발생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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