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 재정적자 4770억달러 예상

  • 입력 2004년 1월 27일 18시 55분


미국의 올해 연방 재정적자가 47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보다도 1000억달러나 많다.

지난해 무역적자도 4900억달러로 추정돼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세계경제에 지뢰가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눈덩이 적자=미 의회예산국(CBO)은 2004회계연도(2003년 10월∼2004년 9월) 연방 재정적자 전망치를 내놨다. 향후 10년간 재정적자 총액은 2조3800억달러로 내다봤다. 미 연방재정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었던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흑자를 냈으나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2002년 적자로 반전됐고 지난해 적자 규모는 3742억달러였다.

무역수지 적자폭도 계속 커져 지난해 약 4900억달러로 추산된다. 미 무역수지는 1980년대 이래 줄곧 적자였으나 1997년 1070억달러, 2000년 3754억달러, 2002년 4180억달러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쌍둥이 적자가 세계경제의 위험=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26일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4.5% 수준으로 1980년대의 6%에 비해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초 “쌍둥이 적자가 달러화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25일 폐막된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다보스 포럼)에서도 위험성이 도마에 올랐다.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달러표시 자산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또 미국은 외국에서 빚을 내 적자를 메워야 하므로 다른 나라 금리가 높아져 해당국들의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각국은 수출에 타격을 받게 된다. 1980년대 쌍둥이 적자 시절에는 미국 외에도 유럽과 일본이 세계경제에서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일본은 성장률이 미미하고 중국은 성장률은 높지만 아직 경제 규모가 작다. 미국이 적자를 감수하며 각국의 수출을 흡수해주지 않으면 이를 대신할 나라가 없는 셈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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