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選 안하면 총파업” 이라크 시아파 경고

  • 입력 2004년 1월 16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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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이슬람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는 16일 미국이 추진 중인 간접선거를 통한 권력이양계획에 반대하며 직접선거를 실시하지 않으면 대규모 시위와 함께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시아파는 15일 남부 도시 바스라에서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또 나자프에서는 직접선거를 촉구하는 전단과 포스터가 뿌려졌다.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이 문제를 비롯한 이라크 전후 처리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급거 워싱턴으로 떠났다.

▽‘시아파의 힘’=시아파 3만여명은 15일 제2의 도시 바스라에서 ‘미국 반대’를 외치며 “미국의 계획처럼 주(州)별 당원대회가 아니라 직접선거를 통해 과도의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BBC방송은 이라크 인구 중 6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필요할 때 힘을 행사하겠다’는 뜻의 강력한 경고였다고 분석했다.

시스타니는 11일 미군 주도의 연합군과 과도통치위원회간에 지난해 11월 이뤄진 ‘6개월 내 권력 이양과 2005년 말 이후 선거 실시’ 등 합의사항에 대해 재차 반대하고 총선실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과도통치위가 이를 거부했다.

▽미국, ‘나 어떡해’=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1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외교정책팀과 만나 이라크 주권이양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브리머 행정관과 아드난 파차치 의장을 단장으로 한 과도통치위 대표단은 이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방문해 이라크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 유엔의 역할 확대를 촉구할 예정이다.

시아파가 계속 미국의 주권이양 방식에 반대하면 6월 말까지 과도정부를 구성해 주권을 이양한다는 계획은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유엔에 협조를 요청하게 된 배경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브리머 행정관은 지난 2개월에 걸쳐 편지와 인편을 동원해 시아파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시스타니에게 미국의 ‘당원대회를 통한 과도의회 구성안’을 설명하고 설득을 시도했지만 15일 대규모 시위는 이 방식이 실패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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