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부시 현모양처型 성격은 사고로 친구 숨지게한 충격때문"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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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로라 부시 여사(사진)가 현모양처 이미지로 인기를 누리는 배경에는 그녀가 10대 시절 자동차 사고로 친구를 숨지게 한 비극이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13일 전했다.

이 신문은 앤 거하트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쓴 저서 ‘완벽한 아내:로라 부시의 삶과 선택’을 인용해 로라 웰치(로라 여사의 결혼 전 이름)가 17세였던 1963년 11월 아버지의 승용차를 몰며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시속 80km로 달리다가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앞차에 타고 있던 당시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로버트 리 고교 육상부 스타 마이클 더글러스가 현장에서 숨졌다. 미들랜드 주민들은 더글러스가 로라 여사의 남자친구였다고 회상한다. 당시 경찰 조사는 조용하게 넘어갔으며 로라 여사는 더글러스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채 꽃만 보냈다. 이듬해 봄 로라 여사는 고교 졸업 앨범에 ‘더글러스의 유머 감각과 활기찼던 모습을 추억할 때면 절로 미소 짓게 된다’는 내용의 추모시를 실었다.

사고의 충격은 로라 여사를 오랫동안 괴롭혔으며 그녀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미혼인 채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로 살아갔다. 그러다 77년 ‘술주정뱅이이자 제대로 해내는 일이라곤 없는’ 조지 W 부시와 결혼한 뒤 그를 정상인으로 변모시켰다. 로라 여사는 임신중독증에 시달리며 제왕절개로 쌍둥이 딸을 낳았으며, 두 딸의 불량스러운 행동이 언론에 보도돼도 너그럽게 봐주는 것은 거의 목숨을 걸어가며 낳은 자식들이기 때문이라고 거하트 기자는 썼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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