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風을 잠재워라”…美 민주당 대선주자들 “자질 부족”

  • 입력 2004년 1월 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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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11월 2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상원의원의 3분의 1인 34명, 하원의원 전원인 435명, 주지사 11명을 새로 뽑는 총선이 동시에 실시된다.

대선은 19일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을 위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6월 8일까지의 주별 예비선거와 7, 8월의 민주당 공화당 전당대회를 거치는 장기 레이스.

현재 최대 관심은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에게 모아지고 있다.

공화당 후보로 나설 조지 W 부시 대통령 진영도 딘 후보와의 대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딘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1, 2월에 실시되는 예비선거에서 2위 자리를 확보해 양자대결 구도로 몰고 간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아이오와주 존스턴에서 9명의 민주당 후보 중 7명이 참가한 가운데 올해 처음 열린 토론회에서 딘 후보는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적인 견제와 공격을 받고 방어에 급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후보들은 우선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과 이라크 정책, 세금 감면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함으로써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反)부시 정서를 자극했다.

이어 딕 게파트 하원의원, 존 케리 상원의원,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 등 2위권 후보들은 딘 후보의 이라크전 및 테러정책에 대한 말 바꾸기, 건강보험 정책, 주지사 시절의 문서 비공개 문제 등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리버먼 후보가 딘 후보의 국가안보와 테러전 관련 발언을 집중적으로 따지는 바람에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뉴햄프셔 예비선거에 주력하느라 토론회에 불참한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은 장외에서 딘 후보에 대한 공세에 가담했다. 그는 딘 후보가 외교정책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면서 국내정책에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 선거 전략가들은 딘 후보가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하고 선거자금을 모으는 능력을 과시하는 등 만만찮은 정치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경계하고 있다.

에드 길레스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은 “미국은 지금 50 대 50으로 분열돼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2000년 선거와 비슷한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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